성경을 읽다 보면 유난히도 긴 족보가 나오는 장면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창세기 36장도 그런 본문 중 하나입니다. 이 장은 온통 에서의 자손들, 곧 에돔 족속의 이름과 족장들의 계보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족보는 단순한 가계도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신학적 통찰이 담긴 본문입니다.
하나님은 비언약 백성도 기억하신다
에서는 야곱과 함께 리브가의 아들이었지만,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겼고 하나님의 언약과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창세기 25:34
“야곱이 떡과 팥죽을 에서에게 주매 에서가 먹으며 마시고 일어나 갔으니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겼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에서와 그의 후손을 기억하셨습니다. 창세기 36장은 에서의 자손들이 번성하고 왕국을 이루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일반은총(common grace)이 에서에게도 미쳤다는 증거입니다.
창세기 17:6
“내가 너로 심히 번성하게 하리니 네게서 민족들이 나며 왕들이 네게로부터 나오리라.”
세상 영광은 오래가지 않는다
에서는 세상에서 빠르게 번성하고 왕국 체계를 세웠습니다.
창세기 36:31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린 왕들이 있었더라.”
이는 겉으로 보기에 에돔이 이스라엘보다 앞서나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속도가 아닌 ‘방향’을 보십니다.
오바댜 1:3–4
“너의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 바위 틈에 거주하며 높은 곳에 사는 자여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누가 능히 나를 땅에 끌어내리겠느냐 하거니와 네가 독수리 같이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내가 거기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야곱은 침묵, 에서는 소란
창세기 36장은 온통 에서의 이름과 자손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반면, 언약의 계승자인 야곱은 이 장에서 한 마디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하나님께서 “세상의 시끄러운 역사 너머에서 조용히 나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시편 37:7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
결론: 족보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손길
족보는 단순한 이름의 나열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역사를 통해 구속사를 이루시며, 언약 백성과 비언약 백성 사이의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십니다.
에서는 세상적으로 성공했지만, 그의 이름은 하나님의 언약 계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반면, 야곱은 침묵 가운데 하나님의 언약을 계승했습니다.
히브리서 12:16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
✍ 오늘의 묵상
‘에서는 잘나가고, 나는 뒤처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나요?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눈앞의 속도가 아니라, 영원의 방향을 보고 계십니다.
세상의 족보보다 하나님의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된 자가 진정한 승자입니다.
#창세기36장 #에서는왜족보만남았는가 #에돔족속 #성경족보 #하나님의언약 #야곱과에서는 #보이는성공보다는언약 #성경묵상 #웨스트민스터신앙 #보수신학 #말씀중심 #성경적세계관 #속도가아닌방향 #에서의후손 #믿음의기다림
'회막을 진영 가운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세기 38장]불편한 장면 속에 감춰진 은혜 –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 (1) | 2025.04.25 |
---|---|
[창세기 37장]꿈꾸는 자를 미워하지 말라 (0) | 2025.04.24 |
[사순절]마태복음(19~28) 묵상: 예수의 고난, 죽음 그리고 부활 이유를 다시 생각 (1) | 2025.04.15 |
[창세기 35장]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 (0) | 2025.04.15 |
[창세기 34장] 정의인가, 복수인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길 (0) | 202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