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8장]불편한 장면 속에 감춰진 은혜 –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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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께서 이 일을 기뻐하셨더라"

이런 말씀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야기, 창세기 38장의 유다와 다말 사건은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얼마나 깊고도 높으신지를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불편한 이야기 속 진실을 보다

 

창세기 38장은 요셉의 이야기 중간에 갑자기 삽입된 유다의 사건입니다. 유다는 야곱의 네 번째 아들로, 형제들과 함께 요셉을 팔아넘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입니다.
“유다가 자기 형제에게 이르되 우리가 우리 동생을 죽이고 그의 피를 숨길지 무엇이 유익할까? 자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고 그에게 우리 손을 대지 말자 그는 우리의 동생이요 우리의 혈육이니라 하매 그 형제들이 청종하였더라” (창세기 37:26-27)

이후 유다는 형제들로부터 떨어져 내려가 가나안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게 됩니다(창 38:1). 그는 이방 여인과 결혼하고, 아들 셋을 낳습니다. 그런데 큰아들 엘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여 죽임을 당하고(38:7), 둘째 아들 오난은 기업을 이어줄 책임을 회피하다가 그 역시 죽임을 당합니다.

“유다의 장자 엘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시니라” (창세기 38:7)
“오난이 그의 형의 아내에게 들어갔으나 그의 형에게 후사를 주지 아니하려고 땅에 설정하므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도 죽이시니라” (창세기 38:9-10)

다말은 이 두 아들의 아내였으나, 유다는 셋째 아들 셀라를 다말에게 주지 않고 기다리게만 합니다. 이때 다말은 놀라운 결단을 합니다. 시아버지 유다를 속여 그의 씨를 받아 아들을 낳기로 한 것입니다.
결국 유다는 그녀가 한 행동을 보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녀가 나보다 옳도다. 이는 내가 그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창세기 38:26)

이 고백은 단지 윤리적인 평가가 아니라, 다말의 행동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언약을 지키려는 의도였음을 인정하는 고백입니다.

 

레위기 이전에도 존재한 계대결혼의 원리

 

신명기 25장에서 계대결혼의 규례를 볼 수 있지만, 창세기 38장을 보면 이 율법이 그 이전부터 문화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인식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말은 단지 시아버지의 집안에서 자녀를 얻는 것 이상으로,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가는 책임을 자신의 자리에서 감당하려 했습니다.

그녀는 부끄러운 수단을 사용했지만, 그 목적은 언약의 계보를 잇는 것이었습니다.

 

왜 유다여야 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떠오릅니다. 왜 유다여야 했는가? 왜 이 불미스러운 사건에서 예수님의 족보가 이어져야 했는가?

하나님은 자격 없는 자를 통해 구속사를 이루신다

유다는 요셉을 팔아넘겼고, 이방 여인과 결혼하며 언약 공동체에서 멀어진 인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를 꺾고 돌이키시는 과정 속에서 은혜의 줄기를 내리십니다. 이것은 은혜가 인간의 공로나 도덕성에 있지 않고,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다는 장자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 인물이었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 장자는 르우벤이었지만, 그는 아버지의 첩과 동침함으로 실격되었습니다(창 35:22). 시므온과 레위는 세겜 사건에서 과도한 폭력을 사용해 장자의 복을 잃게 됩니다(창 34장).
결국 야곱의 축복은 유다에게 주어집니다: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신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창세기 49:10)

유다는 메시아가 올 혈통으로 선택받은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다 지파의 사자’로 오신다

요한계시록 5:5에서 사도 요한은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에 대해 말합니다.
“장로 중의 한 사람이 내게 말하되 울지 말라 유다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이겼으니 그 책과 그 일곱 인을 떼시리라 하더라”
메시아는 유다의 후손으로 오셔야 했으며, 이는 하나님의 예언의 성취입니다.

결국, 다말과 유다의 이야기는 단순한 가정사나 도덕적 교훈을 넘어서, 메시아 언약의 성취 과정 속에 포함된 역사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선택, 회개, 언약, 은혜라는 큰 주제를 보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

  1. 하나님은 인간의 어두움 가운데서도 일하신다. 유다의 타락, 다말의 간계, 이방 결혼 등 모든 상황은 죄와 연약함으로 가득하지만, 하나님은 은혜, 하나님의 작정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2. 하나님의 언약은 인간의 실패로 무너지지 않는다. 사람은 싶래하고 어긋나도, 하나님의 계획은 정확하게 이루어집니다.
  3.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외형이나 족보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사모하고 행하려는 믿음의 중심을 귀히 여기십니다.
  4.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말고, 은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유다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우리도 은혜를 받아 회복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설명하기 힘든 일들, 부끄러운 과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장면 속에서 하나님의 구속 역사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오늘도

다말과 같은 자를 통해,

유다와 같은 자를 회개케 하시며,

그리스도의 계보를 이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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