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무게가 느껴지는 첫 만남
교회 앞에 서니,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착각이 들었어요. 1933년에 완공된 고딕 양식의 건물은 9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단정하고 아름다웠어요. 붉은 벽돌과 뾰족한 첨탑, 스테인드글라스가 어우러진 모습이 유럽의 작은 성당을 연상시켰어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교회 앞에 자리한 맥케이 선교사의 동상이었어요. 150여 년 전, 머나먼 이국땅에서 의료 선교사로 헌신했던 그의 발걸음이 여기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어요.
언어를 초월한 예배의 감동
일요일 오전 9시 30분, 가족들과 함께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높은 천장과 따뜻한 목재 인테리어가 경건함과 포근함을 동시에 안겨주었어요. 중국어로 진행되는 예배였지만, 언어의 장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현지 교인들이 건네는 따뜻한 미소와 악수가 우리를 환영해주었어요. 나이 지긋한 할머니부터 젊은 가족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는 모습에서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느꼈어요.
찬송 속에서 만난 하나됨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찬송가를 부를 때였어요. 비록 가사는 중국어였지만,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함께 불렀어요.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의 선율이 교회 안에 울려 퍼지는 순간, 언어와 국경을 넘어선 신앙의 공통분모를 강렬하게 느꼈어요.
아이들도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현지 친구들과 금세 친해져 함께 뛰어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150년 된 교회 안에서 새로운 기쁨의 선율을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
예배 후 교회 곳곳을 둘러보며, 맥케이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 그가 시작한 의료 사역이 현재의 맥케이 기념병원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 사람의 헌신이 얼마나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 새삼 깨달았어요.
교회 한편에 전시된 옛날 사진들을 보니,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격동기를 견뎌온 이 교회의 역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온 선배 신앙인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었어요.
마음에 새겨진 감동
단수이교회에서의 예배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신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깊은 영적 체험이었어요. 언어가 달라도, 문화가 달라도,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하나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어요.
특히 예배 후 현지 성도들이 건네준 따뜻한 안부와 초대의 말씀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다음에 대만에 오시면 꼭 다시 오세요"라는 어색한 한국말로 전해진 그들의 진심이 가슴 깊이 와닿았어요.
여행에서 순례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다음에 또 갈 수 있어?"라고 물었어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마음의 고향 같은 곳으로 기억된 모양이에요.
단수이교회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주었어요. 신앙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소중한지, 그리고 그 뿌리가 어떻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연결되는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여행지에서 현지 교회를 찾아 예배하는 것이 우리 가족의 새로운 전통이 될 것 같아요. 단수이교회에서의 그 감동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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