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자주 말하지만, 그분의 정의에 대해서는 때때로 잊곤 합니다. 출애굽기 21장은 하나님의 정의가 얼마나 세밀하고 실제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이 장에는 종에 대한 인권 보호, 상해와 사고에 대한 형벌 규정, 재산 손해에 대한 책임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법률 조항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삶의 기준입니다.
1. 사람의 존엄을 지키시는 하나님
“네가 히브리 종을 사면 그는 여섯 해 동안 섬길 것이나 일곱째 해에는 거저 나가 자유롭게 될 것이며.” (출애굽기 21:2)
고대 사회에서 종은 소유물처럼 여겨졌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해방의 권리'를 가진 인격체로 보셨습니다. 출애굽기의 이 조항은 노동력 착취의 무한 반복이 아니라, 회복과 자유를 향한 하나님의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법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선언입니다.
이 진리는 신약에서도 반복됩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갈라디아서 3:28)
복음은 모든 사람을 하나 되게 하고, 배경이나 지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 정체성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이 동일한 존엄을 가지고 있으며, 예수님 안에서 차별 없이 받아들여져야 함을 분명히 하십니다. 오늘날 우리도 누군가를 만날 때,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눈으로 존엄을 인정하는 시선을 품어야 합니다.
2. 분노가 아닌 공의로 반응하라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출애굽기 21:24)
이 법은 원래 과잉 보복을 막기 위한 제한 규정이었습니다. 감정에 따라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균형 잡힌 판단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법의 본질을 더 깊이 설명하십니다.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는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마태복음 5:38–42)
예수님은 '공의의 기준'을 넘어 '은혜의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세상이 말하는 복수의 논리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방식은 사랑과 용서, 자발적인 희생입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단지 법의 적용에 머무르지 않고, 악을 선으로 이기고 화해로 이끄는 힘이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공의를 닮은 모습입니다.
3. 질서를 위한 책임, 회복을 위한 온유함
“소가 남자나 여자를 받아 죽이면 그 소는 반드시 돌로 쳐서 죽일 것이고 그 고기는 먹지 말 것이며 그 소의 임자는 형벌을 면하려니와, 그 소가 본래 받는 버릇이 있고 그 임자가 그 사실을 알고도 단속하지 아니하여 남자나 여자를 죽이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이고 그 임자도 죽일지며.” (출애굽기 21:28–29)
출애굽기 21장의 후반부에는 사람이나 가축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책임 규정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질서는 책임을 통해 세워지며, 무관심이나 방조는 죄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이 책임은 정죄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약은 우리에게 회복의 길을 제시합니다.
“형제들아 사람이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너 자신을 살펴 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갈라디아서 6:1–2)
하나님의 공의는 진리를 말하되, 사랑으로 행하라고 합니다. 회복 없는 책망은 또 다른 상처를 낳을 뿐입니다. 성도는 서로의 짐을 지며, 무너진 이웃을 일으켜 세우는 책임이 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법, 곧 사랑의 법입니다.
묵상 질문
- 나는 사람의 외적인 조건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 분노가 아닌 공의, 공의 안에 깃든 자비로 반응하고 있는가?
- 회복 없는 책임 추궁보다 사랑 안에서 일으키는 자로 살고 있는가?
기도문
하나님, 출애굽기 21장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는 단호하지만 결코 차갑지 않으며, 정의 속에 사랑이 살아있음을 보았습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새롭게 하시고, 분노가 아닌 믿음으로 반응하게 하시며, 책임을 지되 정죄하지 않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법을 따라 살아가는 오늘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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