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장] 숨겨진 준비와 고통 속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출애굽기 2장은 모세의 출생, 미디안 도피, 그리고 하나님의 응답까지, 한 편의 장대한 드라마처럼 전개됩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이름 없이 순종한 사람들, 도망자 모세의 40년 광야, 하나님의 '침묵처럼 보였던 시간'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두 절에서야 하나님이 등장하십니다. 이 장은 우리 삶 속의 긴 기다림과 이해되지 않는 고난,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하나님의 철저한 준비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기억하사... 그들을 권념하셨더라” (출애굽기 2:24–25)
1. 하나님의 타이밍은 숨겨져 있지만 멈추지 않는다
모세는 태어날 때부터 생명의 위협에 처한 존재였습니다. 히브리 산파들과 어머니의 지혜, 바로의 딸의 긍휼을 통해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남고, 왕궁에서 자랍니다. 하지만 40세에 동족을 위해 나섰다가 살인을 저지르고 미디안으로 도망한 그는 이후 40년을 광야에서 보내게 됩니다.
이 40년은 실패자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모세를 준비시키는 숨겨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궁정에서 배우지 못했던 ‘양을 다루는 법’, ‘광야에서 사는 법’, ‘하나님 앞에 낮아지는 법’을 익혔습니다. 하나님의 타이밍은 인간의 눈에 지연처럼 보이지만, 구속사적 계획 속에서는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거기서 아들을 낳매... 이르되 내가 타국에서 나그네가 되었음이라 하였더라” (출 2:22)
현대의 우리는 결과를 재촉하지만, 하나님은 인격을 준비하십니다. 모세처럼, 나그네의 시간은 실패가 아닌 성숙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2. 하나님은 고통을 ‘듣고’, ‘보며’, ‘기억하신다’
출애굽기 2장 마지막 절들은 조용히, 그러나 강력한 선언처럼 나타납니다. 하나님께서 등장하시며, 백성의 고통을 ‘들으시고’, ‘기억하시며’, ‘보시고’, ‘권념하신다’고 기록됩니다. 이 네 동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구속 행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전환점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을 보셨고 하나님이 그들을 권념하셨더라” (출 2:24–25)
신약에서도 예수님은 우리의 고통을 친히 지신 분입니다. 히브리서 4장 15절은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고통을 ‘보시는 분’으로 끝나지 않고, ‘들으시고’, ‘기억하시며’, ‘응답하시는 분’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의 기도와 눈물, 말없는 한숨도 헛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그 모든 것을 기억하시고, 구원의 때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 응답이 없는 것 같을 때, 하나님은 준비하고 계신다
출애굽기 2장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십니다. 우리가 절망 중에 하나님을 부르짖을 때, 그분은 이미 그 기도를 듣고 계시며, 구속의 시간표 속에 움직이고 계십니다. 숨겨진 40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선택, 눈물 속 부르짖음 — 그 모든 것을 통해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습니다.
지금 내가 겪는 고난, 지연, 무대 뒤의 시간들 또한 하나님의 구속사에 쓰임받고 있음을 믿으십시오.
🙏 묵상 질문
- 나는 지금 어떤 “숨겨진 시간”을 지나고 있는가? 그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듣고 계신다고 믿고 있는가?
- 하나님의 타이밍을 신뢰하며 나아가기 위해 오늘 어떤 순종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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